침 맞는 강아지·한약 먹는 고양이…동물도 ‘한방’ 통해요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지난 1월 개원한 큰마음동물메디컬센터에서는 양·한방 협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가족 같은 반려동물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현대의학, 재활의학, 전통의학을 총동원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의 이 동물병원 4층 한방·재활동물병원에는 한방치료실, 수중치료실, 운동치료실을 갖췄다. 이 동물병원은 10개 층 가운데 4~10층 7개 층을 사용해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침 맞고 뜸 뜨고 한약 먹는 반려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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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마음동물메디컬센터 4층 한방치료실에서 서우홍 원장이 반려견에게 침을 놓고 있다. |
4층 한방치료실. 서우홍 원장이 강아지 ‘코코’를 강아지의 체형에 맞게 개발된 침틀 위에 고정한 뒤 앞다리, 뒷다리, 목 등 여기저기를 짚어보며 침을 놓았다. 코코는 침을 맞을 때 따끔거린다는 반응을 보일 뿐 별다른 저항은 없었다. 서 원장은 4일 “강아지도 침을 맞으면 사람처럼 경혈을 자극받아 기혈 순환이 원활해진다”고 설명했다.
한방치료는 양방으로 치료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나 한계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보완할 수 있다는 게 서 원장의 견해다. 서 원장은 지역 병원에서 수의외과 진료를 담당했는데 양방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방법을 찾다가 침, 뜸을 이용한 한방의학과 재활의학을 임상에 접목하고 있다.
실제 이 병원에는 반려동물을 치료하다가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포기하기 직전에 데려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 원장은 “한방 및 재활치료 덕분에 걷지 못하던 강아지가 움직일 수 있게 되는 모습을 보고 보람을 느낄 때가 많다”며 양·한방 및 재활 협진의 이점을 강조했다.
서 원장은 양·한방 협진의 성공적 치료 사례를 동영상과 함께 소개했다. 10살 ‘볼트’(품종 몰티즈)는 걸을 때 휘청거리고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했다. 진찰 결과 신경계 질환이 의심돼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했더니 척수 안에 물이 차 공동(空洞)이 생기는 척수공동증으로 나타났다. 1주일간 먹는 약을 통해 양방치료를 한 뒤 3주간 침·뜸·한약을 이용한 한방치료와 레이저재활치료를 병행했다. 그 결과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게 됐고 신경 이상 증상도 사라졌다.
15살 ‘몽이’(품종 몰티즈)는 뒷다리가 마비되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MRI 검사 결과 척추 질환의 하나인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으로 진단됐다. 외과적 수술 대신 4주간 한방·재활치료를 받은 뒤 정상적인 보행이 가능해졌다. 10살 ‘야마꼬’(품종 시츄)는 3년 전부터 생긴 피부병을 치료하려고 여러 동물병원을 찾았지만 약을 먹는 동안만 피부가 잠시 좋아졌다가 약을 끊으면 피부가 다시 나빠지는 악순환을 반복했다. 처음 병원에 왔을 때 열증을 동반한 피부염으로 각질과 지루성 악취가 심한 상태였다. 보호자와 상의한 끝에 치료 방법을 바꿔 한방치료를 병행하기로 했다. 7주간 통원치료를 하며 한약 및 수분 섭취, 피부 보습, 주기적인 약물목욕 같은 양·한방 협진을 한 결과 피부 증상이 호전됐다.
■수중·레이저·운동 재활치료
이 병원은 통증과 염증을 줄이는 동시에 근력·평형감각, 관절 운동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반려동물 재활치료를 도입해 효과를 보고 있다. 수중, 레이저, 운동 재활치료 등 세 가지 방법을 개별 동물의 상태에 맞춰 활용하고 있다. 서 원장은 “수중 재활치료의 장점은 부력으로 관절에 무리를 덜 주면서 관절 운동을 할 수 있어 근력 강화와 체력 증진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수술 후 회복, 비만 동물 다이어트, 노령동물 운동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이 병원은 어린이 수영장과 같은 수질 정화 시스템을 갖추고 365일 30도의 수온을 유지하고 있다.
레이저로는 ▷항염증 작용과 소염 작용에 따른 염증 치료(구내염, 치주염) ▷세포재생촉진, 부종 완화에 따른 외상 치료(외상, 피부궤양, 수술 후 회복 촉진) ▷신경세포 자극에 따른 통증 완화(관절염, 디스크) ▷종양 광온열 치료(유선종양, 흑색종)를 할 수 있다. 4개월 ‘댕구’는 동물자유연대가 인근 농장에서 구조한 강아지로, 심한 피부병과 오른쪽 앞 발목 관절이 꺾인 채 적절한 치료 없이 시간이 흘러 제대로 걷지 못했다. 댕구는 10주간의 입원 기간 모낭충으로 진단된 피부 치료와 함께 관절재활운동, 수중치료, 레이저재활치료를 병행한 결과 관절이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피부병이 나아 새로운 가족에게 입양될 예정이다.
노령동물이나 만성질병을 앓는 반려동물은 마취가 필요한 수술이나 치료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다. 서 원장은 “양방치료에 한방·재활치료를 접목하면 현대의학만으로는 치료가 힘든 반려동물 질병에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출처: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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